매매일기는 나의 스승

자기 반성을 통한 배움의 중요성

자기 자신으로부터 배우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의 실수와 생각으로부터 배우라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관점의 흐름을 되새겨보는 것만큼 실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빠른 길은 없습니다.

저에겐 여러 스승이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나의 매매일기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가장 큰 실수는 실수로부터 배우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매매일기를 쓰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난후에 매매일기를 되돌아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나의 매매일기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IMF 위기 당시에 적었던 매매일기입니다.

그곳엔 당시의 나의 심리상태와 내가 바라보는 관점이 그대로 적혀있습니다. 매일매일 수백개 종목이 하한가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 매일매일 한두개의 기업이 부도가 나고 있는 상황!

객장은 고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고용함을 깨는 것이 주식시장 시작전 긴급상황을 알리는 대자보였습니다. 그곳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XX기업 부도’…

경험을 통한 실질적인 교훈

그 대자보는 같은 시각 전국의 객장에 동시에 붙었을 것이고 모든 투자자들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대자보 한장은 수백개 종목을 하한가로 만들기에 충분했고 그런날을 몇개월째 살았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긴급상황을 알리는 하얀색의 대자보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어김없이 하얀색 대자보는 투자자에게 기업의 부도를 알리고 있었습니다.

시장으로부터 전해지는 공포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 자신과 기업의 가치를 믿어야 한다는 믿음인지 오기인지 조차 분간하기 힘든 혼동이 나를 휘감고 있었습니다.

그것의 생생한 기록이 IMF당시의 나의 매매일기에 남아있습니다. 가끔 나는 IMF당시의 매매일기를 다시 들쳐보곤 합니다. 특히 시장에 무슨일이 있을때 다시 들쳐봅니다.

그곳에서 당시 내가 저질렀던 실수, 나의 심리상태, 나의 시각을 돌아보게 되며 현재와 비교하게 됩니다.

(물론 매매일기에서 발견하는 것의 90%는 허둥지둥거리는 나의 모습입니다. 그것도 아주 사뭇 진지하게 허둥지둥거리는-.-)

매매일기를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무슨 사건이나 상황이 있었을때 내 매매일기엔 무슨 그리 할말이 많은지 빼곡합니다.

피터 린치의 자서전 ‘월가의 영웅’을 보면 1987년 블랙먼데이 때의 기록이 적혀있습니다.

피터 린치는 블랙먼데이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적고 있지만 내게 가장 와 닿는 부분은 ‘하찮은 극성스러움으로 좋은 포트폴리오를 망치지 말라’는 구절과 1987년 당시 피터 린치가 해산물요리로 유명한 ‘돌리’식당에서 무슨 해물을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구절입니다.

97년 당시의 내 매매일기에서 배우는 두가지는 ‘하찮은 극성스러움으로 좋은 포트폴리오를 망치지 말라’는 것과 ‘하찮은 극성스러움으로 점심을 거르지 말라’는 것입니다.

자기가 자기자신을 보기는 싑지 않습니다. 그러나 매매일기는 자신을 비추어보는 거울입니다. 그것도 적나라하게 비추어주는 거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과거의 모습을 볼수 있고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투자자에게 더 없는 스승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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