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투자자분들께서 시장 점유율 1위에 대하여 말하고 있는데 과연 이 1위라는 말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그 중요성에 대하여, 단순히 상투적인 말에서 벗어나 얼마나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시장 점유율 1위가 의미를 가질 수도 있고, 아무 의미 없는 단어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무한경쟁 시대에 많은 기업들께서 앞다투어 1위 쟁탈전을 위해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1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위태로운 왕관인 것입니다.
살아남은 자의 행복
확고 부동한 왕관과 언제 쿠데타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왕관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입니다. 살아남은 자의 행복에 대하여, 과거 한국의 기업들은 수많은 경쟁 속에 노출되어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언제 시장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그러한 무한경쟁 시대에서 기업을 운영하였습니다. 그런데 IMF를 통해 수많은 기업들이 도태되기 시작하면서, 그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그리고 그들은 현재 살아남은 자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도전자는 없습니다. 누워서 떡 먹기가 되었으며, 영원한 왕관을 거머쥐신 것입니다. 참고로 기업이 도태되고 살아남는 데는 모두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연히 살아남고 우연히 죽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도태와 생존의 갈림길은 어떤 계기에 의해 주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MF, 공황, 전쟁 등등… 따라서 훌륭한 기업에게 가혹한 충격은 일시적으로는 그 기업에게조차 충격을 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그것은 경쟁자를 일거에 없앨 수 있는 영원한 1위의 기업을 세울 절호의 기회인 것입니다. 평온한 상태에서 벌어지는 무한경쟁 속에서는 그 우열은 쉽게 가려지지 않습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십여 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예전에 TV 광고에서는 현대차가 좋다, 기아차가 좋다, 대우차가 좋다, 삼성차가 어떻고, 쌍용차가 어떻고 하며 그 난투전 속에서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이기고, 다시 역전되는 것을 반복하였습니다.
요즘 현대차가 다른 자동차 회사와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요? 이미 부동의 1위를, 다시는 역전되기 어려운, 확고 부동한 왕관을 거머쥐었습니다. 살아남은 자의 행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살아남은 자는 소비자에게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주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물건을 살 때 의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1위 기업을 떠올립니다. 살아남은 자는 가격 결정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저가 출혈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또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가격 할인이나 인상의 폭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살아남은 자는 더 이상 경쟁사와의 경쟁으로 광고, 판촉 등의 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할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TV에서 자동차 광고가 많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요즘 TV를 보면 보험 회사 광고가 무척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추해 보면, 요즘 보험 회사들이 엄청난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리고 그 경쟁을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로 인해 결국 이것은 기업에 빈익빈 부익부를 가중시킬 것입니다. 1위는 가격, 광고, 브랜드 등등 많은 부분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며, 반면 2, 3위에게는 그만큼 더 많은 부담이 가중된 것입니다.
이제 2, 3위에게는 강력해진 1위의 브랜드 파워를 깨기 위해 더 많은 광고비를 지불해야 할 것이며, 더 많은 저가 출혈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며,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며, 그만큼 더 수익성을 올리기가 힘들어진 것입니다. 결국 시장 점유율 1위 기업과 아닌 기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살아남은 자의 배부른 고민
살아남은 자가 얻는 가장 큰 행복은 풍부하고 안정적인 수익(현금)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시 고민에 빠지며, 그 결과 여러 유형으로 갈라지고, 그 운명도 달라지게 됩니다.
첫째, 게으름뱅이 유형입니다. 등 따스우며 배부르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이 현실 안주입니다. 끊임없이 도전하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고 게을러지는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을 버니 고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경영자는 새로운 도전과 기술 개발(R&D)보다는 현금 챙기기에 바쁘고, 골프 치기에 바쁩니다. 결국 기업은 느슨해지고, 현재 응달에서 배고픔에 이를 악문 기업에게 언젠가 따라잡히게 됩니다.
이런 기업은 비록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야금야금 허물어질 것입니다. 회사의 오너에겐 유리할지 모르지만, 그 회사에 고용된 종사자들에게나 투자자들에게는 하등의 이득이 없는 기업입니다.
둘째, 좌판형 유형입니다. 돈이 많이 생기면 그동안 잠재 의식 속에 미뤄두었던 욕심과 의욕이 되살아납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마음에 사업에 뛰어듭니다. 이리저리 노점판식으로 사업을 벌이는 것이죠.
사업 다악화가 나타나고, 돈의 효율성 저하 현상도 함께 나타납니다. 본사 건물도 갖고 싶고, 번듯한 해외지사도 갖고 싶어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이는 잠재 의식 속에 억눌렸던 소망들이 표출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주식 투자로 큰 돈을 벌었다면, 해외 여행도 가고 싶고, 명품으로 치장도 하고 싶고, 골프도 치고 싶고, 별장도 갖고 싶고, 건물도 갖고 싶고, 레스토랑도 차리고 싶고, 사업체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 것입니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그동안 실행하지 못했던 욕구들을 표출하는 것입니다.
사업 다각화와 사업 다악화는 사업 초기에는 어느 쪽으로 갈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사업 초기에 그것의 성공 여부를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확장하는 사업이 경영자의 경험과 이해 능력 범위 안에 있는지, 기존의 사업과 같은 범주에 속해 있는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유행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면 사업 다악화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공하는 기업은 드물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사업 다악화로 그 끝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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